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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이정하 시집을 다시 꺼내보는 계절

이정하 시집을 여러 권 가지고 있었는데

이사를 다니면서 한권씩 사라지더니 이제 딱 두권 남았습니다.

그중 하나가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, 입니다.

 

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 

따뜻한 차 한잔과 마음을 녹이는 시 한 편이 간절해집니다.

 

 

이정하님의

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시집에서

제가 좋아하는 시는

그를 만났습니다, 입니다.

 

예전에는 거의 외우고 다녔는데

이제 읽다 보니 예전 기억이 떠오릅니다.

 

그를 만났습니다   -이정하

 

그를 만났습니다.

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더라도

반갑게 차 한 잔 할 수 있는

그를 만났습니다.

방금 만나고 돌아오더라도

며칠을 못 본 것 같이 허전한

그를 만났습니다.

내가 아프고 괴로울 때면

가만히 다가와 내 어깨를 토닥여주는

그를 만났습니다.

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

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

그를 만났습니다.

어디 먼 곳에 가더라도

한 통의 엽서를 보내고 싶어지는 

그를 만났습니다.

이 땅 위에 함께 숨 쉬고 있다는

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

그를 만났습니다.

 

90년대의 감성이 느껴지는 시입니다.

사랑이 넘치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저녁입니다.